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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 글

7월의 시

by *풀향기 2016. 7. 4.



          7월의 시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이해인


7월은 나에게

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.


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

조용히 노랗게 떨어지는 꽃


꽃은 지면서도

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


사실은 아무도 모르게

눈물을 흘리는 것일 테지요


세상에 살아있는

동안만이라도

내가 모든 사람들을

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


어쩌면 마지막으로

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

생각하고


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

우리 삶 자체가

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


7월의 편지 대신

하얀 치자꽃 한송이


당신께 보내는 오늘

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


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

향기로운 나날 되십시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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