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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 글

동백

by *풀향기 2014. 12. 6.

 

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  동백꽃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문정희

 

나는 저 가혹한 확신 주의자가 두렵다.

 

가장 눈부신 순간에

스스로 목을 꺽는

      동백꽃을 보라

 

지상의 어떤 꽃도 

그의 아름다움에 속에다

저토록 분명한 소멸을

함께 꽃 피우지는 않았다.

 

모든 언어를 버리고

오직 붉은 감탄사 하나로

허공에 한 획을 긋는

단호한 참수

 

나는 차마 발을 내딛지 못 하겠다

 

전 존재로 내 지르는

피묻은 외 마디의 시 앞에서

나는 점자를 더듬듯이

절망처럼

난해한 생의 음표를 더듬고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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